안현서는 도시의 얕은 구석에서 마주한 임시적인 풍경에 주목한다. 공사장을 둘러싼 가림막, 출입을 제한하는 끈과 테이프, 구조물을 지탱하기 위해 덧대어진 막대들은 작가가 유년기를 보낸 농촌의 느슨한 질서와 닮아 있다. 작가는 이러한 단서를 따라 마주한 장면들을 화면 안으로 옮기며 안정성과 임시성, 지속과 변화 같은 상반된 조건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구상한다. <Perfect Wall>은 서울의 건설 현장 가벽을 지나치며 발견한 우연한 장면에서 출발한다. 일시적인 구조물 위에 형성된 예기치 않은 장면을 화면으로 옮겨오며 사라지기 쉬운 풍경이 지닌 미묘한 균형과 감각을 환기한다. <Scene 0206>은 도시 구석의 공간에서 발견한 풍경을 통해 시간의 흐름이 남긴 흔적과 비의도적인 구조들이 서로 기대어 형성하는 관계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