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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비

<가짜나무와 진짜티슈, 반대쪽 빗>
2024, 캔버스에 유채, 40×20cm
<남겨진 그림>
2023, 장지에 수채, 65.1×53cm
김한비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사물이나 어떠한 상태에 관한 관심을 토대로 이를 회화로 옮긴다. 그의 그림은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오차를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감각은 자신이 스스로 마주한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긋남을 토대로 한다. 이에 작업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형상을 인식하거나 받아들이는 데 시차를 발생시키기도 하며, 때로는 느리게 작동하는 이미지로 완성된다. 〈가짜나무와 진짜티슈, 반대쪽 빗〉은 작가가 느낀 어떠한 상태의 단편을 종이와 천 위에 옮겨낸 것이다. 그 자리에 그저 고여있는 사물들, 본래의 기능을 잃거나 쓰임이 잊힌 대상들은 멈춘 공기 속에, 제자리에 머무는 것처럼 느껴지고, 작가는 여기 ‘빗’이라 이름 붙여졌던 대상에서 이름을 벗겨낸다. 〈남겨진 그림〉은 작업실의 바닥에 남아있던 그림에 붙은 먼지나 얼룩, 물감 자국, 접착제 등의 흔적을 재현한 작업이다. 그림이 머물렀던 ‘바닥’이라는 이름의 표면은 발로 딛는 곳이지만 동시에 작가의 그림이 머무른 전시장이 되었다.